STUDIO WORKS

MORAN FOLLY 2016
​원생감각原生感각

기간  2016. 10.14 - 11.13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Prof. Youngmin Kim(Korea) + Minwon Song(MW'D.lab)

 

 

| 대상 A  [수정체]

고요한 역동성. 상반되는 두 어휘의 결합을 통해서 이끌어내고자 하는 그 무엇은 공간적 대상이라기보다는 시간적 개념에 더 잘 부합된다. 시작은 균질한 평형이 깨지고 새로운 양태로 나아가려는 시간적 경계이다. 생명의 발생은 모든 시작의 순간 중에서 가장 고요하면서 역동적인 사건의 기점이다. 그리고 수정체는 시작의 시간적 개념이 공간적으로 결정화된 대상이다. 생명체는 외부의 환경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반응을 해야 하고, 그 반응의 기작은 생명이 진화하며 감각이 된다. 그렇다면 원생의 감각은 어떠한 감각인가? 기관없는 신체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는 무한의 잠재성을 내포하고 그 잠재성 역시 실재한다고 한다면, 기관없는 신체의 감각 역시 실재해야한다. 감각기관이 분화되기 이전, 원생의 감각은 현실과 실재, 가능성과 잠재성의 경계에서 존재한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재하는, 가능하지 않지만 잠재하는. 그렇기 때문에 원생의 감각은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이다..

이제 개념적으로 실재하나 현실의 직관으로는 부재하는 모순의 영역을 현실의 감각 세계로 소환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개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아닌 바보같은 건물. 현실에 있으면서 비현실적인. 모순적인 폴리가 그 매개체다. 개념의 구현은 대상 A와 대상 B의 유비관계를 통한 매우 고전적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원본에 해당되는 대상 A는 수정체, 매개적 대상 B는 폴리다.

| 대상 B [폴리]

폴리는 원생의 감각을 담는 매개체이다. 인간은 감각을 다섯 개로 분류하여 편의상 인식의 체계에 맞추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감각의 유와 종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무한하며, 어떠한 면에서는 단 하나이다. 촉각. 모든 감각은 촉각의 일종이며 분화이다. 원생의 감각은 분화되기 이전의 감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이 모두 촉각으로 융해되어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폴리의 내부는 촉각의 공간이다. 이때 촉각은 감각이 모두 분화되고 남은 찌꺼기로서의 촉각이 아니라 분화되기 이전의 촉각이다. 무수히 많은 끈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경험하려면 끈의 장막으로 들어가야 한다. 끈은 밀도가 다르게 배치된다. 밀도에 따라 감각의 강도가 달라진다. 폴리 안에는 촉각만이 존재하는 영역이 있으며 다른 감각을 열어주는 영역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개념적 설정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이다. 이미 인간의 감각은 분화되어버렸기 때문에 원생의 감각은 실제로 허구의 감각이다. 인간은 진화의 궤도에서 시각에게 모든 감각의 지배권을 내어주었다. 시각의 지배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현대인이 경험의 주체인 이상 원생의 감각은 시각을 통해서 유도된다. 감각의 끈들은 강렬하다. 폴리의 형태는 시각적으로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원형이다. 가장 찬란한 시각적 감각이 사라질 때, 원경이 아닌 극도의 근경이 솟아오를 때 순간순간 원생의 감각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바보의 건축 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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